2008년 05월 10일
2008, 05, 09 부산


지하도를 불쑥 나왔더니 경찰들이며 사람들이 모두 인도에 퍼질러 앉거나 서 있었다.
본래 모이는 장소는 태화백화점 옆일텐데 그쪽은 도로치곤 좁긴해도 쌍방의 도로를 아예 막아버리면 꽤 사람들이 집결할 수 있는 장소였는데 왜 다들 비좁은 인도에 줄을 서고 앉아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나중에 퇴근한 동생은 일곱시경 태화백화점 주변 도로에 모인 사람들을 보았다고 했다.
그런걸 보면 도로통제를 아예 하지 않고 사람들이 집결하는 걸 막기 위해 머리를 쓴 모양이지만..
확실히 경찰의 의도가 그랬다면 반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더 모일 사람들도 인도의 협소함으로 인해 종종 자리를 뜨곤 했으니까. 하지만 지나가는 행인들이 호기심에 서 있다가 건네준 촛불에 불 붙이며 주저앉아버린 효과도 낳았다. (...)
인도는 좁은 편은 아니지만 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길게 앉기에는 참으로 모자란 장소였고 목소리도 분산되었다.
몇십미터에 이르게 길게 앉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파트 1, 파트 2 부분으로 나눠 방송을 해대곤 했다.


강 상류를 거슬러 오르는 기분으로 늘어앉은 행렬들을 따라 올라가봤다.


촛불문화제에 가본건 며칠전 한번 뿐이었지만... 그때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이 주층을 이루고 있었다. 그 이외에 나이 계층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었다.
헌데 어제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촛불을 각각 들고 앉은 가족들, 초등학생 아이들을 데려나온 엄마들과 그 아이들. 야밤에 이쪽 시내에는 그리 볼일이 없을 것 같았던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분들. 퇴근하던 중년의 직장인들과 서면에 볼일 있어서 나왔다가 친구와 함께 촛불들고 주저앉아버린 것 같은 일행들, 교복을 입은 아이들.
아무리봐도 금요일 저녁 8시경. 유모차와 아기를 업은 엄마와 노인들과 초등학생들이 떠돌아다닐 시간은 아니다.
특히 노인분들은 이거 보러 참석한 의지가 엿보였다. 한손에는 지팡이, 한손에는 촛불.
심지어 촛불집회 보러 나왔다며 한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한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떠들어대던 어떤 처자도 결국 촛불들고 주저앉아버렸다.
직장인 아저씨들은 각각 촛불들을 들고 한 건물의 입구에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촛불을 든 교복입은 아이들이 거리를 질주했다(...그거 들고 어디 가려고;;; )

게다가 장소도 협소하고 사람도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지라... 한 사진 안에 그 많은 사람들의 일부도 제대로 구겨넣지 못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모두 경탄하고 지나갈 정도였다.
"자발적으로 촛불 들고 설치는건 머리털 나고 첨이야!"
마이크를 든 어떤 사람이 말했다.
"나 노무현 탄핵집회에도 안 나왔던 사람인데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뭐 그런 사람들 엄청 많아 보였다.

쇠고기 투쟁을 위해 전셋집 전세금 내놓고 요즘 의원실에서 사신다고(...)
이분이 가는 곳마다 카메라 세례에 팬클럽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듯한 일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다녔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동네 부산은 골수 한나라당의 표밭이었다. 한나라당이 출마하면 그대로 당선된다는 말 그대로 뿌리깊은 표밭.
아마 경남권 중에서도 그게 꽤 심하리라고 생각되는 동네였다. 헌데...
윗대보다 정치적 이념이나 색채가 적은 젊은사람들이야 그렇다쳐도 노인분들까지 곳곳에 서서 촛불들고 서 계시거나 앉아있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걷기 힘든 인도에서 눈살을 찌푸리다가도 웬지 촛불문화제에 무지 공감한다는 표정을 짓는걸 보면...
이미 하루 날짜가 지나버렸지만 오늘 낮에도 큰 집회가 열릴 것이라 예상되며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 같은데.
애들 엄마와 애들까지 다 나와 가족들끼리 촛불들고 앉아있는 모습은 참...
쇠고기와 광우병은 결국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 결국 대한민국에서 가장 못 믿을 대상이 정부가 되어버린 지금.
저기에 참석한 사람들을 좌파니 뭐니 말해대는 정부가 더 우스워보일 뿐이다.
앞으로도 맛있는 육회(...삼겹살이 아니라 육회 맞다..)를 안심하고 먹고 싶어서 촛불들고 나와 있던 한 초등학교 아이 같은 사람들이 즐비한데... 그 모든 이들에게 다들 좌파와 극우주의 사상을 가진 분자들이라 딱지를 붙일 건가 싶었다. 이대로라면 어쩌면 전 국민 대부분이 좌파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무이에게 대통령의 지지도가 아직 30프로(사실 역대최저치에 가깝다지만..)에 근접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무이 왈. "지지도가 그렇게나 많이 나오냐? 아직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남아있어? 다들 욕하고 죽겠다고 난린데?"
......... 참고로 말하자면... 이 동네는 한나라당 빠였다.
어릴적부터 어른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거에는 무조건 한나라(종종 이름이 바뀌곤 했지만..)를 찍어야 한다며 세뇌시켰던 동네였다.... -.-;
뉴스를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ps. 강기갑 의원 부산 아닙니다. 조경태 의원과 착각했습니다. 조경태씨가 부산 사하 을입니다.
덧붙여 조경태씨는 통합민주당입니다.
착오 있던 것을 사죄드립니다. 헷갈렸습니다... ;;
# by | 2008/05/10 08:38 | 일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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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바삐 움직이고 계시는군요. '')
미브언니에게 듣고 알았어요~_~
현율/ 며칠후엔 청와대에 항의하러 갈 거라고 하시던데요
가우/ 부산에서 당선된 거 아님. -.-
까망파랑/ mb는 하는 일마다 100프로 삽질입니다. mb가 한 일 중에 잘 한거 손 꼽을 수 있는게 단 하나라도 있을까요? 네버. 절대 안 떠오릅니다.